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미디어비평_노동자의 한을 풀어줄 대통합

노동자의 한을 풀어줄 대통합
한겨레신문의 12월 23일자 사설 '죽음의 번호표, 그 절망의 멍에를 누가 벗길까'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후 자살을 선택한 노동자들의 좌절된 희망과 박 당선인이 앞으로 해야 할 역할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한겨레신문의 사설은 평소 정치적 성향을 뚜렷하게 내보이며 무조건적으로 정부를 과도하게 비판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 사설은 사회적 현상에 정부에 대한 평가를 비춰보고 앞으로의 역할을 당부했다는 면에서 누구나 수긍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이었다고 생각한다.
노동 3권이 있지만 가처분이나 손배가압류 등의 법률 때문에 마음대로 동자의 권리를 표현하지 못하고 속 앓이를 하는 노동자들이 울부짖고 있다. 그들이 더 투쟁하고 이의를 제기할수록 기업주에게 유리한 법률들에 둘러쌓여 힘을 쓰지 못한다. 아직 새 정부가 출범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자들이 목숨을 끊은 것은 극단적인 선택일수 있지만 그만큼 그들이 고통스럽다는 것이고 그만큼 새 정부의 관심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선거 결과가 발표된 이튿날 세상을 뜬 한진중공업 노조 간부 최강서씨, 그다음 날 유명을 달리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자 이운남씨는 번호가 빨랐을 뿐이었다. 복직은 했지만, 유일한 의지처 민주노조가 파괴되고 158억 원 손해배상소송의 악령에 짓눌린 최 씨였고, 크레인 농성을 벌이다 구속되고 폭력진압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를 앓던 이 씨였다. 이들에게 선거 결과는, 그렇게 염원했던 복직, 민주노조 회복, 살인적 손배소 해소의 꿈이 사라진 것이었다. 최 씨는 유서에서 절망적인 어투로 ‘박근혜 대통령 5년을 또…’라고 써놓았다. 지난 대통령선거 직후엔 한진중 전 노조위원장 김주익 씨가 그런 선택을 했다.
그렇게 이번 선거를 제 목숨처럼 생각했던 이들은 많았다. 그들의 마지막 희망을 붙들고 있는 손은 이제 떨고 있다. 붙잡을 힘도 없다. 그들의 손을 붙잡을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다. 자신에 대한 노동자의 절망적 시선이 기분 나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바로 현실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박 당선인이 장담한 대통합의 전제조건이다.
비록 구체적 내용에 대한 언급은 피했지만, 그는 불공정, 부정의에 시달리는 이들을 부축하겠다는 약속만은 되풀이했다. 경제민주화 공약이나, ‘100%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 ‘나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등의 구호가 그것이다. 눈속임은 아닐 것이다.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벼랑에 선 이들이 희망을 갖고, 사회적 약자가 정당한 대우를 받고, 가난의 대물림이 끊어지면 된다. 그 시작은 죽음의 번호표를 쥔 이들의 손을 잡는 일이다.
위 사설 내용과 같이 박 당선인은 노동자 5명의 선택과 희생을 교훈삼아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에 더욱 신경을 쓰고 보듬어주어야 한다. 많은 부담과 기대를 안고 가는 만큼 국민 위주의 정치를 펼쳐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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