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Journal_필리핀봉사 2

7/24~7/26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수업을 진행하는데 내가 가르치는 5학년 아이들은 오후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라서 12시반 부터 7시까지 또 정규수업이 있다고 한다. 수업을 거의 쉬지않고 10시간을 하면 피곤할 법도 하고 아침에 일찍 등교하는게 싫을 법도 한데 5명 모두 수업시간 참여도도 높고 학습에 대한 열의가 굉장히 높다.
특히 수학수업에서 <기적의 계산법>이라는 책을 가지고 더 빠르고 정확한 연산을 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다져주는 작업을 하는데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실력이 느는 것이 보여서 나도 그렇고 로타리 부회장님도 그렇고 굉장히 놀랐다. 조금만 이끌어주고 관리해주면 여느 사립학교 아이들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학년에 1000명이나 되는 공립학교에 있어서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다 키우지 못한 채 하향평준화 되는 것이 안타까웠다.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 7000명이라는 학생 수에 걸맞는 시설과 선생님 수를 겸비하면 좋을 텐데 필리핀 정부 자체가 너무 부패하고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 것 처럼 보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학교 교장선생님과 로타리 클럽에서 내가 하는 활동에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이다. 특히나 필리핀에서는 전문지식인층과 서민계층의 생활수준이나 교육수준의 차이가 큰데 필리핀 최고 12개 가문으로 이루어져있다는 필리핀 로타리 클럽에서 내가 하는 활동을 보고 그들이 만들 수 있는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물론 당장은 의식주가 급해 보이겠지만 그건 소모적인 도움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필리핀 사람들의 거지근성을 키우고 더 의존적이게 만들 수 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발전을 가지고 올 수 있는 것은 교육이라는 것을 로타리 클럽 사람들이 알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에 좀 더 투자하고 그렇게 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지난 2년간 그리고 이번에 와서 또 새삼 느낀 것은 필리핀 빈민가의 모습은 우리나라 60,70년대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지만 사람들의 의식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소팔고 땅팔아서 자식들을 서울로 보내고 공부시키려던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달리 필리핀은 그 날 벌어 그 날 먹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못살지만 행복지수가 높고 그 생활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심하다. 지배층들은 거의 다 스페인이나 미국, 일본 등 필리핀을 식민지로 삼았던 지배층의 후손이거나 혼혈계통, 아님 돈이 많은 화교고 순수 필리핀계통 집안은 거의 없다. 이 나라가 발전하고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라나는 세대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필수인데 그 방법은 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자들이 사명의식을 가져야 하고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재정적으로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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