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Journal_필리핀 봉사

(8/4~8/5)
월요일 (8월4일)엔 아이들을 데리고 필리핀의 서울대라고 할 수 있는 University of Philippines를 견학했다. 원래 주말에 가려고 교장선생님과 부모님들께 허락까지 받았었는데 주말동안 UP 입학시험 때문에 8000명 정도가 몰린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정규수업시간을 이용해 견학을 다녀 오게 되었다. 동생 튜터인 T.Mc가 UP학생이라 쉽게 permission도 받고 가이드도 해주기로 하였다. 아침 일찍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서 같이 아침을 먹고 대학투어를 시작하였는데 T.Mc도 빈민촌에서 힘들게 공부해서 UP에 들어간 케이스라 아이들에게 자기 경험을 비롯해 아이들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어서 고마웠다. 아직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대학은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진지하게 대학투어를 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두 명은 도서관이나 film center같은 시설에 눈을 떼지 못하고 굉장히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당장 대입을 앞두고 있는 나만큼이나 대학교에 대해 진지하고 꼭 UP를 들어가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였다는 것이 너무나 대견했다.
UP는 필리핀에서 다른 이름 있는 학교들과는 달리 국립대라 학비도 저렴한 편이고 장학금 지원도 많다. 그래서 빈민촌에 사는 학생들도 자신이 학업을 꾸준히 열심히 이어가기만 한다면 여러 가지 혜택을 받고 입학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 대학교육에 관심이 없어서 또는 집안 사정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생계가 급하다 보니깐 고등교육도 다 받지 못하고 바로 일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기사도 자기 딸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가정부 일을 시키려고 했었다고 한다. 지금 한 학년에 1000명이 넘는 학교에서 전교 1,2등을 하는 아인데 경제 사정 때문에 초졸로 남았다면 정말 안타까웠을 것이다. 다행히 생각이 바뀌어가고 있고 최대한 아이 교육을 서포트 해주겠다고 해서 너무 감사한데 이 같은 경우는 지극히 적은 것 같다. 아무리 좋은 머리를 가지고 있고 학업에 대한 열정이 있어도 환경과 상황이 허락하지 않으면 그 훌륭한 인재를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을 UP에 데러가 견학을 시킨 것이고 T.Mc의 이야기를 듣고, 또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많이 자극받고 학업을 계속 해서 꼭 UP에 진학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으면 좋겠다. 물론 field trip에서 가장 좋았던 것이 무엇인지 물어봤을 때 한국식당에서 불고기를 먹은 것을 꼽은 아이들도 있었지만 이번 견학을 통해서 빈민촌 아이들도 충분히 필리핀 최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고 자신이 열심히만 한다면 경제적 부담도 없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
그 다음날 영어시간에 번외 writing activity로 견학 후기를 쓰게 했는데 가장 진지한 모습을 보였던 아이가 꼭 UP에서 공부해서 에이즈를 위한 약을 개발하고 싶다고 쓴 것을 보고 진심으로 감사했다. 직접 물어보지 못해서 확실하진 않지만 엄마가 가정부로 일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지 않고 꼭 그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

(8/8)
프로그램 마지막 날인 목요일에 선생님들, 부모님들, rotary club 관계자들을 모시고 Closing ceremony를 하였다. 3주 동안 수업한 교재, after-reading activity 결과물, 종이접기 작품을 전시하고 아이들이 한명씩 나와서 수업하면서 느꼈던 점, 배운 점에 대해 발표하였다. 별 관심이 없을 것 같아서 걱정을 하였는데 다행히 선생님들, rotary club분들 뿐만 아니라 필리핀에서 제일 큰 한인 신문인 마닐라서울 기자님도 오시고 내가 하던 봉사를 이어서 하고 싶다고 하신 피아노 선생님도 참석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생각도 안했던 감사장(Certificate of Appreciation)을 두 개나 받고 부모님들도 아이들 결과물을 보시고 놀라워하시면서 나에게 계속 고맙단 말씀만 되풀이하셔서 괜히 마음이 찡하고 뿌듯했다.
봉사를 하면서 가장 큰 목표로 두었던 것이 이러한 봉사가 운동처럼 퍼지는 것이었는데 마닐라서울과 로타리클럽 주간지를 통해서 내가 봉사하는 내용이 알려지고, 벌써 내 프로그램이 끝난 다음에 음악봉사를 하시겠다는 분도 계서서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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